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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답하라 1997 을 통해 느낀 케이블 방송의 경쟁력
    생각 2012. 9. 12. 19:33


     

     

    요새 '응답하라 1997' 이라는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 드라마로서 시청률 6%를 넘기는.. 대기록을 세웠고

     

    이는 공중파의 어지간한 드라마와 맞먹는 시청률입니다.

     

    더군다나 본방송이 아닌 재방송이나 기타 다운로드를 감안하면

     

    왠만한 공중파 드라마보다도 훨씬 좋은 결과치를 뽑아내지 않았을까.. 싶은데

     

    드라마를 보다 보니 케이블 방송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 조금 정리해보았습니다.

     

     

    첫째, 자유로운 스케줄링이 가능하다.

    지상파 정규방송 같은 경우.. 방송 스케줄링이 굉장히 고정적입니다.

    따라서 스케쥴이 꼬일 경우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생방송 찍듯이 드라마를 찍어내야 해서 어제 찍은 것이 오늘 방송되기도 하는데

    그에 따른 대표적인 부작용이 예전에 한예슬이 방송 펑크를 냈었던 '스파이 명월'이라는

    드라마가 있겠습니다. 스파이명월은 한예슬이 방송 펑크를 내고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방송계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지상파 정규방송 제작이 방송 스케쥴에 맞춰서 무차별적이고 살인적인 수준으로

    강행되다 보니.. 시나리오나 연출도 엉성해지고 배우들도 체력적, 심리적 부담을 느끼면서

    결국엔 그런 사태까지 가게 된 것 같습니다. 미리미리 방송 촬영이 준비되고 시작되면 좋겠으나

    우리나라 제작 환경 특성상 자본조달이나 스폰서 섭외, 광고주 모집, 배우 섭외 등등..

    여러 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다 보니 거의 방송이 나가야 될 때쯤 해서 촬영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응답하라 1997을 보면.. 마지막 15,16화를 더욱 섬세하고 디테일 하게 찍어내기 위해서

    방송 스케줄을 1주에 2편에서 1주에 1편으로 교체했는데 이는 케이블만이 가질 수 있는

    매우 유리한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정규방송보다 스케줄에 의한 압박이 덜하므로

    응답하라1997과 같이 인기 컨텐츠는 방송 횟수를 줄이고 방송마감을 연기시킴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과 집중을 더욱 고조시킬 수도 있고,

    애초에 의도했던 수준의 고퀄리티 컨텐츠 제작이 가능해지니 작품성 면에서도 좋고

    연기자들에게도 나름대로 고된 강행군이 없으니 여러 측면에서 좋지 않나 싶습니다.

     

     

    둘째, 표현의 다양성이 가능하다.

    지상파 방송 같은 경우 표현에 있어서 상당히 제약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져보기에는 너무 많을 정도의 제약이 존재하는데.. 예를 몇 가지 들면

    특정 브랜드가 나와서는 안되며 아주 미묘한 수준의 욕이라도 편집되거나 경고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시나리오 측면에 있어서도 조금이라도 선정성이나 도덕성, 혹은 사회적 논란이 될 만한 것들은

    아예 나올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케이블 같은 경우 '응답하라 1997'을 보면 포르노나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대놓고 나올 수 있는 것을 보면.. 표현의 다양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시대의 문화 아이콘들 중에는 지상파 방송에 나오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것들이 많이 있지만 문화적 컨텐츠로서는 훌륭한 소재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소재거리를 활용할 수 있는 케이블이 표현의 다양성 측면에서 거의 독점 수준의

    유리함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셋째, 참신하고 도전적인 시도가 가능하다.

    지상파 정규방송 같은 경우.. 어느 정도 인지도나 인기가 증명된 배우가 아닌 이상 주연급으로

    나서기가 힘듭니다. 예외인 경우도 있긴 했으나 그마저도 사실 어느 정도 경력을 통해 연기력이

    증명된 배우들이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로는 방송사나 제작사 측에서는

    투자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뽑아야 하므로.. 더군다나 지상파의 경우 황금시간 대에

    방영되는 드라마는 보통 상당히 큰 투자금이 들기 마련이기에 모험적인 시도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나 연출, 기타 제작 측면에서도 모험적인 시도보다는 기존의 인기가 증명된

    형식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안정적으로 시청률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흥행성이 보장된다는 측면에서는 분명 장점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거나 잠재력 있는 신인배우들을 키워내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반면에 케이블에서는 '응답하라1997'만 놓고 보았을 때 전혀 연기경험이나 커리어가 증명되지 않은

    걸그룹 멤버 정은지를 주연으로 내세우는가 하면 연기 경력이 있긴 하지만 역시 제대로 된 커리어는 없는

    서인국을 주연으로 내세움으로써 아주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순식간에 정은지와 서인국을 스타덤에 올려놓으며 대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는 분명 제작사 쪽에서도 상당히 싼값에 주연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도 드라마 시청률을 통한

    수익은 지상파 드라마 못지 않게 거둘 수 있었던..

    도전적인 시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성과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조만간 케이블에서 지상파 방송을 뛰어넘는 대작들이 심심치 않게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컨텐츠들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여지네요.

    드라마를 거의 안보는 편이지만 '응답하라1997'은 제가 태어나 겪은 시대이기도 하고 추억도 많이 생각나고 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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