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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심리에 존재하는 관성의 법칙 – 달리는 기차를 멈출 수 없는 이유
    개인사업자/경영철학 2012. 10. 8. 02:30


     

     

    인간 심리에는 참 묘한 구석들이 많다.

     

    그리고 그 묘함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득이 되기 보다는

    비합리적이며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나 자신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여 지금 나의 심리상태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는가를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아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단적인 예로 '관성의 법칙' 이란 것이 있다.

    이는 물리학에 나오는 자연과학의 법칙이지만 사람의 심리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한마디로 사람의 심리에는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이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 상황은 예상외로 다양한데 가장 우선적인 것은

    사람은 자기가 투자한 만큼 그에 대한 대가를 얻어내는 것을 기대한다.

     

    자기가 투자한 대상이 투자한 만큼의 성과물을 실제로 내놓을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전에 그 사실이야 어찌 되었건 간에 자기가 투자한 만큼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하게 되는 기대심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관성의 법칙을 멈출 수 없다.

    이러한 성향은 이미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었거나 평균이상의 학문성인 성취를 달성한

    지식인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아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주식투자를 예로 들어볼 수 있다.

    사람은 처음 어떤 이유에 의해 주식에 투자를 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주식은 완전 X인 경우가 있다.

    처음엔 비즈니스의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고 향후 성장할 매출액이나 순이익만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진실이 아닌 풍문에 의해서 투자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러한 풍문이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나지만

    이미 그 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오를 수 있을 거야..

    행운이 다가 올거야.. 라는 비이성적인 기대를 통해서 주식투자를 철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상당자금을 투자한 데다가.. 지금 발을 빼면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지금 본 손해를 어쩔 수 없다고 치고 발을 빼서 다른 투자대상에 투자함으로써 얻게되는 이익과

    지금 손해본 주식을 계속 보유함으로써 앞으로 더욱 큰 손해를 보게될 거라는 사실 사이에서

    어느 것이 옳은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마음이 내달리고 있는 관성의 법칙을 따르는 경우가 대대수이다.

    따라서 그 손해를 만회하고 최소한 본전이라도 뽑기 위해서

    더욱 희망을 걸게 되지만 그 희망은 실제 현실과는 무관하다.

    이미 그 기업은 더 이상 잘될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상태이거나

    애초부터 사기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사람은 그 지극히 쉽고 단순한 사실을 망각한 채 오로지 자기가 투자했다는

    그 사실만을 바라보고 관성의 법칙을 멈출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주식투자에서 승리할 확률과 손절매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확률이 낮다.

     

    사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기가 시작한 사업은 이미 돈과 노력과 시간이 엄청 들어갔기 때문에

    그 사업의 시장 자체가 앞으로 성공적이거나 실패적일 것과는 별개로

    사업에 대한 미련을 놓기가 쉽지 않다.

    저명한 워렌버핏조차도 이 관성의 법칙에 의한 실패 케이스가 있는데 바로

    버크셔헤서웨이라는 회사이다. 워렌버핏은 버크셔헤서웨이라는 직물회사를 싼 값에

    인수한 후 직물산업을 운영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직물산업의 생산성이나 수익성은

    날이 갈수록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손해만 볼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했지만 워렌버핏은 직물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수년을 운영하다가

    결국에는 손해만 보고 직물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른다.

    만약 그 시간에 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다른 사업을 했었더라면 훨씬 더 나았을 것이라고

    워렌버핏은 회고하며 자기 자신의 일생일대의 투자실책은 버크셔헤서웨이 직물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유수의 재벌그룹들이 신사업을 잘못 추진해서 완전 말아먹는 케이스들이

    꽤 되는데 이 또한 무리한 사업을 중간에 포기 못하고 계속 떠안으려고 한,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 경우이다.

    바로 얼마 전 웅진 그룹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맨주먹으로 재계서열 30위권에 드는 그룹을 일군 윤석금 회장이지만

    진작에 투자한 태양광+저축은행+건설업 트리오가 망할 것이라는 사실을 올바로 판단하고

    어느 정도의 손해를 본 후 철수했다면 지금의 사태까지 오지 않았겠지만

    그 사업들이 잘되고 못되고와는 관계없이 그저 나라면 이번에도 잘 할 수 있을거다, 혹은

    이미 투자한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철수할 수 없다, 끝까지 해보는 것이다 라는 마인드 때문에

    결국 지금의 상황이 되어 그룹은 해체수순의 위기까지 봉착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누울 자리도 봐가면서 발을 뻗어야 되는 것이다.

     

    또 이 관성의 법칙은 연애관계에도 적용된다.

    애초에 연애가 시작될 당시 서로에 대해 100% 알지 못한다.

    따라서 상대방의 치명적인 단점이나 혹은 향후 생활에 있어서 크나큰 오점이 될..

    예를 들면 상대방의 습관적인 폭력성이나 도박, 바람기 등.. 또한 그 습성을

    고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그러한 특성을 모르고 넘어갈 수가 있다.

    왜냐하면 결혼생활이 아닌 이상 몇 달에서 몇 년 정도는 교묘한 사회적인 지능에 의해

    감추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특성이 사실이고 개선의 여지가 있고 없고 와는 별개로

    이미 자신의 상당부분을 상대방에게 투자하고 내어준 이후이므로

    그 관계를 정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이란 것이 또 정이 있는 존재인지라 더욱 그러할 것이다.

     

    결국 그렇다.

    사람은 판도라의 상자 안이 텅텅 비었든 희망의 상징으로 가득 차있던

    그 사실 유무와는 별개로 판도라의 상자를 얻기 위해 달리는 기차를 멈출 수 없는

    특징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무언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달리고 있는 상태를 멈추는

    일은.. 인간의 본능에 역행하는 일이다. 정말 쉽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자는,

    그 고통스럽고 미묘한 결정을 내리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은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저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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