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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추억이 서려있는 쌀국수를 먹어보자아무거나 리뷰 2012. 10. 13. 21:32
군대의 추억이 서려있는 쌀국수를 아십니까?
제가 군대에서 먹던 바로 그 제품은 아니지만..
(실로 군대 납품용을 사회에서 찾기란 모래알밭에서 진주찾기 수준이죠 ㅋㅋ)
슈퍼에 갔다가 우연히 쌀국수를 발견해서 순간 추억에 젖어 한번 먹어보자! 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사실 군대 납품용 쌀국수는 최악의 수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뜨거운 물에 오래 불려도 면발이 이건 면발을 씹는 건지 고무줄을 씹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정도에 국물맛은 뭐..
근데 이조차도 정말 맛있게 먹던 기억이 납니다.
대표적으로 행군이나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들어오면 저녁에 야식이라고 영양보충 하라고 먹을 것을 던져주곤 합니다.
(특히 막 입대해서 4주 군사훈련 받을 때 행군하고 나자 쌀국수가 나왔던 것 같네요.)
사과나 배를 알맹이 통째로 던져줄 때도 있고 컵라면이 나올 때도 있고..
뭐 그런데 쌀국수도 가끔 나왔습니다.
그 밖에도 그냥 부식으로 자주는 아니고..가끔 나왔습니다만,
그래서 그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네요.
여담이지만 저는 성격상.. 군대 생활 진짜 힘들게 했습니다.
하다못해.. 요즘도 예비군 훈련 받으러 가는 것도 굉장히 힘들더라구요.ㅋㅋ
물론 군대생활을 누가 안 힘들어 하겠느냐만은
사람 성격에 따라 특히 더 힘들게 다가올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자녀 2명을 두신 분이 쓰신 블로그에서 본 글이 생각 나는데
자녀 2명이 한 어머니에서 태어났지만 그 캐릭터는 완전히 달랐다고 합니다.
자녀 2명을 데리고 등산이나 약간 험한 여행을 데리고 다니면
첫째는 굉장히 등산이며 여행이며 잘 따라다니며 소화를 잘했다고 합니다.
별로 스트레스 받는 기색도 없이 길바닥에 도시락도 잘 까먹고
땀에 흠뻑 젖어서 돌아다니는 것도 험난한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모두 잼있어 하는 편이었다고 하더라구요.
반면에 둘째 아이는 완전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합니다.ㅋㅋ
밖에서 가방 메고 산으로 들로..
그렇게 돌아다닌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였던 것입니다.
여행 내내 찌푸린 얼굴로 징징거리는 그 모습.. 연상이 되시려나요?
제가 딱 바로 둘째 스타일입니다.
등산도 가볍게 소꿉장난 하듯이 뒷동산이나 오르내리는 걸 좋아하지
집채만한 배낭 메고 땀 뻘뻘 흘리며.. 하는 운동..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운동 자체가 싫다기보다 불편하고 험한 환경을 극도로 싫어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수영이나 헬스는 좋습니다.
왜냐면 운동끝나자마자 바로 씻을 수 있고.. 무엇보다 운동환경이 쾌적하잖아요.
근데 배낭 둘러 메고 등산하거나 기타 험한 운동은..
땀에 쩔은 채로 험한 산이며 들이며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정말 적성에 안맞더군요.ㅋㅋ
어쨌든 군대란 2년 730일 내내 그런 환경의 연속이니..
제가 얼마나 힘들어했겠습니까ㅋㅋ
진짜 하루하루 열악한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의 문제인 것 같네요.
2년이나 그러고 살았으면 적응이 될 법도 한데 전 아직도 그러거든요.
어쨌든 삼천포 군대 이야기로 좀 빠졌는데
이 쌀국수의 맛은 나름 괜찮네요. 생각보다 부드러운 면과 매콤한 국물맛이 나름 먹을 만합니다.
근데 제가 군대 때 먹던 쌀국수 생각하고 물을 붓고 너무 오래 기다려서
좀 탱탱 불었네요.
또 군대 여담 한가지 더 하면.. 군대 물건들은 죄다 투박하고 거칠고 질기고 거대하고
허접하고 묵직하고.. 한마디로 싼티 난다고 해야할까요?ㅋㅋ
군대에서 휴가 나올 때마다 가장 크게 느끼는 건
군용차 타다가 사회의 버스나 자가용을 타면
왜 이렇게 차들이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오밀조밀한지 모르겠습니다.ㅋㅋ
군용차는 진짜 투박하고 별다른 장식이나 디자인 이런 거 하나 없이
그저 철판 떼기 몇 개 붙여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얼마나 투박하고 거친지..
모든 것이 다 그런식인데 밥이며 반찬이며 잠자리며 기타 모든 것이
다 투박하고 거칠고 저질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군대에서는 수돗꼭지에서 나오는 물조차 그렇게 느껴지는데
휴가 나와서 집에서 수돗꼭지에 물을 틀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군대 때 생각해서 물을 붓어 너무 오래기다려버렸네요.ㅋㅋ
간만에 군대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날 지경이네요 ㅠㅠ
살다가 힘들 때면.. 군대 생각 떠올리면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고는 합니다.
내가 그렇게 힘들게.. 아둥바둥 거리며 그 뭣 같은 환경을 이겨냈는데
그거 억울해서라도 난 진짜 행복하게 잘 살 거야..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암튼 쌀국수 한번 드셔보세요~ 매콤하고 칼칼한게 좋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