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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경험담, 내가 자본주의 시대에 태어난 것은 행운이다생각 2012. 12. 29. 10:52
몇일 전 아는 동생이 택배 상하차 알바를 하고 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음.. 택배 상하차 알바라..
대충 죽음의 알바, 지옥의 알바라는 것만 알고 있다.
그 놈은 하루 하고나서 8만원을 번 뒤, 바로 몸져 누운 것 같았다.
어쨌든..
내가 자본주의 시대에 태어나서 살아가게 된 것은 내 입장에서는
대단한 축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국가.. 혹은 원시시대 농경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난 병신 취급을 받았거나 아니면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었거나 죽었을지도 모른다.
어릴 적부터 난 삐쩍 마르고 꽤나 허약한 편이었다.
커가면서 삐적 마르고 허약한 것은 건강하고 적당히 균형있는 체형으로 바뀌었지만
뭐랄까.. 육체적 노동에 대한 지구력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The Worst of Worst 라고 할 수 있겠다.
체력이 딸린다거나 힘이 약하다거나 뭐 그런 문제 보다는
육체적이고 반복적인 노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한다고 해야하나..
물론 어른들은 말한다.
하다보면 다 하게되고 몸에 배면 다 할만하다고..
그러나 난 그렇지 않더라.
군대에서 2년간을.. (물론 많은 시간 동안 땡보직이라 실내에서 있었지만)
적어도 3~4달은 실외에서 작업을 했을텐데
정말 괴롭고 힘들기도 힘들었거니와.. 잘하지도 못했다.
사회에서도 벌초를 가고 가끔 어쩌다 한번씩 육체 노동을 할 때가 있으면
그렇게 시간이 안가고 힘들고 괴롭고 뭐 그럴 수가 없다.
청소년 시절에는 아버지에게 일 못한다고 욕도 엄청 먹었다.
남자는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할줄알아야 된다는 취지하에
이따금씩 여러 종류의 육체 노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항상 제대로 못했고..
군대를 다녀와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정말 한달은 커녕 2~3주도 제대로 버티지 못했다.
내가 해본 아르바이트 종류로는
문구점, 예식장, 과외, 전단지, 방송보조..
뭐 이정도가 있는데
방송보조는 고등학교 때 친구 아버지가 PD라서 딱 하루..
방송 보조 한적이 있는데 이건 그냥 허수아비처럼 서있기만 했었고
전단지는 중 2때 딱 3시간 돌리고 1만원 벌어본게 다다.ㅋ
문구점은 고3 수능보고 나서 일주일인가? 좀 넘게 하다가 일 못 한다고 짤렸고..
예식장 아르바이트는 딱 2일하고 너무 힘들어서 홍대에서 집까지
지하철타고 거의 기어오다시피 해서 완전 기절해버리고..
한 5번 정도 하다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도망친 것 같다.
결론적으로 과외는 그나마 8개월 정도 했는데
난 과외조차도 힘들었다. ㅋㅋ
그냥 1시간 넘게 계속 말하는 것도 생각보다 무진장 힘들었다.
항상 주변에서는 부모님을 포함해서.. 넌 나중에 뭐먹고 살거니?
그런 걱정을 했던 것 같고 나조차도 사회생활이나 할 수 있을까..
나중에 취직이라도 하면 회사나 잘 다닐 수 있을까..
돈은 제대로 벌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람은 어떻게든 다 살게는 되있나보다 ㅋㅋㅋㅋ
어쨌든 자본주의란 것이 나에게 선사한 환경은
내가 돈을 벌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리 불리하지만은 않은, 어쩌면 매우 유리할 수도 있는
그런 좋은 환경이 아닐까 싶다.
일단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