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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왕세자.. 이런 말도 안 되는 슬픈 결말이.. 천녀유혼 패러디인가생각 2012. 5. 25. 06:17
저는 TV를 잘 안보는 편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였나? 어떤 이유로 집에 TV가 없던 기간이 있었는데 그 때 이후로 TV를 잘 안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가끔 한번씩 볼 때가 있었는데 요새 옥탑방 왕세자라는 드라마가 그렇습니다.
보고 싶어서 본건 아니고 어머니가 즐겨보시기 때문에 우연치 않게 가끔씩 보게 되었습니다. 나름 깨알 같은 재미가 있었는데 어제 결말을 보고 허망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거 완전히 슬픈 새드 엔딩 아닌지요?
마치 천녀유혼 결말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일단 남녀 주인공 존재의 만남 자체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질적이고 초현실적인 느낌이 강한데 인간과 귀신의 사랑을 다룬 천녀유혼과 뭔가 비슷합니다.ㅋ
전혀 안 비슷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핵심은 초현실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 천녀유혼은 표면적으로는 귀신이야기지만 이면에는 환생과 전생이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옥탑방 왕세자 또한 환생과 전생이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 시대에 만나는 것이 일반론적으로 불가능한 두 다른 시대의 사람이 만남으로써 사랑을 하게 되는 구조인데 그것은 곧 영원한 이별과 영원한 그리움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형태가 됩니다.
결정적으로.. 옥탑방왕세자에서 마지막에 조선시대에 혼자 덩그라니 남겨진 박유천은 천녀유혼 마지막 장면에서 왕조현이 떠나고 덩그라니 남겨진 장국영을 보는 듯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천녀유혼을 보고 나서 정말 몇 일 동안 그 영원한 이별의 느낌 후폭풍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게 기억나는데 옥탑방 왕세자를 보면서 꼭 그 느낌이 들더라구요.ㅠㅠ
특히 그 편지를 묻고 300년 후에 편지를 발견해서 읽는 장면을 보면서 그리움과 애절함을 느끼고야 말았습니다;;
이런 류의 드라마를 보면 후폭풍 때문에 몇 일간 기분이 가라앉기에 잘 안 보는데 어쩌다 또 보게 됐네요.ㅋㅋ
어짜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