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문득 생각나는 직장생활..고기를 사주시던 대기업 부장님.
    생각 2012. 12. 21. 18:37



     

     

    전 직장을 딱 정확히..

     

    2년 3개월 4일을 했습니다.

     

    2010년 1월 1일에 입사를 해서..

    (그날이 신정이라서 출근은 안 했지만 인사서류 상으로는 1월 1일부터 정식 직원이 된 것이지요)

     

    2012년 4월 4일에 퇴사를 했으므로 딱 2년 3개월 4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에게 무척 의미 있었던 시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직장 들어가기전에 들었던 여러가지 걱정들..

    전부 다행스럽게도 저에게는 큰 문제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1. 미친듯한 술자리.. 밤새도록 술을 마셔야 한다?

    제가 술을 잘 못마시는 편인데 맥주 한두잔 정도야 먹지만

    소주는 정말 두세잔? 이상 마시면 못 견디겠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있던 팀은 술자리가 그렇게 잦은 편도 아니었고..

    술을 못 마신다고 하니까 억지로 먹이지 않는;;

    정말 인간적인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때문에 술자리로 걱정했던 적은 한번도 없어서 좋았네요.

     

    2. 미친듯한 야근.. 거의 정시 퇴근은 꿈이다?

    이것도 다행스럽게.. 일년에 절반 이상.. 거의 3분의 2 정도는 6시 정시 퇴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본사 근무였는데 대기업치고 본사 근무 강도가 이렇게 낮은 기업은

    아마 손에 꼽지 않나? 싶었습니다.

    보통 밖에서보면 8시만 되도 본사 불이 다 꺼져있고..

    제가 있는 층에 일하고 있는 사람이 두 세명 정도 밖에 안될 정도로

    정시 퇴근이 보장되던 회사였습니다.

    다만 출장이 좀 잦은 편이라서 출장을 가게 되면

    시간을 정해놓고 일하는 상황이 아니라서 정시 출근, 퇴근이 의미없어지지만

    본사로 출퇴근할 때는 정말 정시퇴근이 지켜진다는 것이 너무 행복한 일이었죠.

     

    3. 고참들의 갈굼?

    입사 초반에 몇번 갈굼 당한 것을 빼면 2년3개월4일동안

    아마 혼난 것이 열 손가락 안에 꼽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제가 잘 한 것은 아니고 그만큼 윗분들이 인간적이고 좋으신 분들이라 그런 것인데

    입사 1년차, 2년차가 혼나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 아니었나 싶네요.

     

     

    사실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제 성격이 이상한 것인지

    무려 3번이나 퇴사 시도를 했었습니다.ㅋㅋ

     

    세상에 사연없는 사람 어딧냐고 할 수 있듯이,,

    중간중간에 정말 업무적으로 힘들었던 포인트가 1번 있었고

    나머지 2번은 그냥 제 미래 때문에 더 이상 머물러선 안될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나오면서 지금까지도 좀 애틋하게 생각나는 분들이 꽤 있는데

    입사 초기에 같이 지냈던 차장님 과장님

    (두 분다 사 1년차가 끝나는 시점에 다른 회사로 이직 하셨네요)

     

    그리고 2년차 때 많은 가르침을 주신 과장님

    그리고 퇴사하는 날까지도 꾸지람 한번 안하시고 잘 대해주신 부장님..

     

    그 외에도 많은데 이분들은 아직까지도 애틋한 추억이 남아있네요.

    물론.. 3번이나 퇴사한다고 멘붕을 먹이고

    기어코 결국엔 퇴사해버린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ㅠㅠ 

     

    마지막 부장님은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원래 팀장님이셨는데 제가 나올 때는 파트장을 하고 계셨는데

    나오기 몇 일 전까지도 고기를 사주시면서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없겠느냐 설득도 하시고..

    넌 충분히 가능성이 많다고 격려도 해주시고..

    여러가지 속이야기도 잘 들어 주시고..

    퇴사해도 연락 계속 하고 나중에 결혼식 하게 되면 말하라고까지

     

    누군가는 다 인사관리 차원에서 필요해서 그런거다,

    라고 말하고 저도 어느 정도는 동의하는 면은 있지만

     

    그렇다해도 오로지 그런 목적으로 사람을 대하실 분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아무쪼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설정해 놓은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해

    나올 수 밖에 없었음은 좀 안타깝지만

     

    제 인생의 중요한 20대 중후반 시기를 몸담았던

    회사가 지금도 문득 이따금씩 아련하게 떠오르네요. ㅋㅋ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