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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회장님 자서전 ‘돈 버는게 가장 쉬웠어요’개인사업자/경영철학 2012. 10. 4. 13:04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을 기억하는가?
책 제목은 사람 염장 지르는 일등공신처럼 보이지만
책 내용은 제목처럼 염장 스럽지만은 않다.
오히려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겠지만 찢어지게 가난하게 자란 저자는
진짜 죽을 고생을 해가며 일을 해서 돈을 모으고
5년을 공부한 끝에 꿈에 그리던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5년이 맞나? 오래 전에 읽어서 잘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저자가 일을 병행하며 공부를 해서 서울대에 들어가기까지는 꼬박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요점은 돈을 벌기 위해 막일 노가다 가리지 않고 정말 죽을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돈 버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말이 나왔을까?
공부가 쉬워서 진짜 쉽다고 한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이 도통
얼마나 어려우면 공부가 그에 비해서 가장 쉽게 느껴질 정도일까?
결국 돈이란.. 어렵게 벌려고 하면 세상에 이 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을까.. 싶다가도
쉽게 벌려고 작정하면 정말 허무맹랑할 정도로 쉽게 벌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보통 내 생각엔 그렇다.
철없는 어린 시절을 지나고 어떤 시점이 오면
돈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는데
크게 두 갈래로 갈리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처음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등을 하면서 돈 몇 푼 손에 쥐는 것이 이리도 어렵다는 걸 알게 되면
전자는 이렇게 벌기 어려운 돈, 덜 쓰고 덜 먹고 최대한 아껴서 고이고이 모셔 써야겠다..
후자는 난 이렇게 어렵게 돈 벌면서 살지 않을 것이다. 쉽게 쉽게 어마하게 벌어서 펑펑 놀고먹겠다..
대략 이렇게 두 갈래가 나온다.
그래서 전자 같은 경우 안정적인 직업을 추구하며 그 안정성 속에서 나름대로의
룰에 의해 근검절약하며 살고
후자 같은 경우 사업가나 투자가를 추구하며 그 모험 속에서 나름대로의
성공이나 실패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내 기억에.. 난 후자 쪽이었다.
내가 처음 돈이란 것을 벌어본 기억은 아마 중학교 2학년 시절이었을 것이다.
친구와 동네 피자가게 전단지 아르바이트로 시급3000원에 만원 가량을 벌어본 기억이 난다.
그 때가 초겨울이었는데.. 정말 만원 벌기가 이렇게도 미친 듯이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뿌려야할 전단지의 양은 고작 만원어치인데.. 마치 중국 13인 인구처럼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고.. 날씨는 춥고 손은 덜덜 시리고
3시간동안 죽어라 전단지를 뿌렸지만 아직도 절반은 고대로 가방에 남아있고..
도저히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하겠다 싶어서 남은 절반을 고대로 어디 후미진 구석 어귀에
파묻고 나서야 일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다음에 일을 해서 돈을 벌어 본 것은.. 고3 수능이 끝나고
15일 정도 강남역 지하상가 팬시점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이 또한 오래할 수 없었는데
하루 종일 서서 일하다가 잠깐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사장과 바로 딱 마주치고 사장은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말을 했다.
마침 안 그래도 종일 서서 일해봐야 손에 쥐는 돈도 몇 푼 안 되는데
친구들 따라 시작은 했지만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였다.
그리고 군대를 전역한 해에 예식장 경호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이 또한 10번을 못 채우고 도망치다시피 부랴부랴 그만뒀었다.
나름대로 대학생에게는 장점이 많았던 아르바이트였는데 주말만 일해도 되고
하루 일당이 4~5만원은 되었고 끝나면 결혼식 뷔페에서 저녁식사를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일 자체가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았던 점..
정장을 입고 무선무전기를 귀에 꼽고 어슬렁거리다가 손님이 몰리면
길 안내 좀 해주고.. 무거운 것을 들어 옮긴다거나 뼛힘 들여 하는 일이
하나도 없었기에 몹시 쉬울 줄 알았었다.
그러나 난 딱 이틀하고 집에 기어 들어오다시피해서 들어오자마자
옷도 제대로 못 벗고 바로 기절해버렸다.
결론적으로 무진장 힘들고 지루하고 애달픈 아르바이트였는데
하루 종일 서서 손님들이 몰려올 때마다 꽥꽥 소리지르며 길안내를 하는 것이 이렇게도
고역스러운지 처음 알았다. 그리고 내 목청이 매우 약한 편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비록 군대는 어영부영 다녀왔지만.. 실상은 땡보직을 맡아서 편하게 지내다 왔고
아르바이트 하나 제대로 견뎌내지 못하는 내가 사회생활 잘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었다.
마지막으로 했던 아르바이트는 과외 아르바이트였다.
이게 그나마.. 8개월이었나? 가장 오랫동안 버틴 아르바이트였는데
사실 이조차도 쉽지는 않았다. 물론 위에 했던 알바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기에
1년에 가까운 시간을 할 수 있었지만.. 남을 가르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어쩌면 재능 문제이기도 한 것 같은데 내 친구 중에는 남을 가르치고 과외 하는 것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다고 하는 애도 있었지만
난 당최 적성에 맞지가 않았다.
가장 우선적으로.. 이미 때 지난 수능 문제들과 고딩 교과서를 다시 손에 쥐고
보자니 기억도 잘 안 나고 눈살이 찌푸려지기 마련이었고..
가르치는 내가 가르침 받는 학생보다 더 지루해하고 한숨팍팍 내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가끔 부모님이 안 계시면 학생과 죽이 맞아서 전화로 떼우거나
얼굴 도장만 찍고 도망치는 날도 많았고..
거의 사기꾼에 가까운 8개월이었기에 날 선택하셨던 과외 학생의 부모님께
무한한 사죄의 마음을 드리는 바이다..
이 밖에도 소소히 하루,이틀씩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결론적으로 제대로 일을 무사히 성실하게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자의나 타의에 의해 그만두거나 짤리거나.. 어거지로 하는 시늉만 하거나
뭐 그랬던 것 같다.
직장생활은?
참 신기하게 아르바이트보다 직장생활이 훨씬 할만했다.
나름 여러 가지 애로사항도 있고 그렇게 호락호락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앉아서 컴퓨터 두들기는 것이었기에
일단 몸이 편했고.. 일 자체가 어느 정도 적성에 맞아서 그런지
나름대로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시간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돈을 번다는 측면에서 아르바이트와는 돈벌이가 상대가 안되었고
과외도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었기에 나름 수지가 맞는 장사였다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생활 또한 100% 욕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느껴지는 다양한 딜레마와 갈등들.
고용주-고용인의 관계라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프레임..
노력 대비 정해진, 그리고 그 한계가 명확히 그어져 있는 보수..
시스템화된 조직체계 속에서 매우 제한된 수준의 의사결정..
등등은 시간이 갈수록 나를 옥죄여 왔다.
그러나 사업은..? 투자는..?
하다못해 다 제쳐놓고 일단 제휴마케팅은?
제휴마케팅 또한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으로 인해
주업이 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돈벌이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신세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돈 버는게 정말 쉽다는 것을 사업이나 투자와 더불어 절실히 느끼게 해주고 있다.
단 돈 1만원을 벌기 위해 쌀쌀한 초겨울 날에 손을 덜덜 떨며
전단지를 뿌렸던 시절과.. 일당 4만원 5만원 벌기 위해 종일 서서
목이 터져라 길안내를 하다가 집에 기어들어와 기절하다시피한 시절과 비교하면..
월급 몇 만원 받으며 한달간 조뺑이 치던 군대시절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건 거의..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렇게나 거적떼기에 대충 옷 널어놓듯이
찍찍 써갈긴 글에서 5만원,10만원씩 수익이 올라가는 것을 볼 때면
참 어처구니없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무리 잘 해봐야 수익글 하나 쓰는데 2시간이 채 안 걸리고
그마저도 귀찮을 때는 정말 30분이나 걸리는지 흐리멍텅한
동태눈깔로 대충 써서 블로그에 던져놓으면
신기하게도 5만원.. 10만원씩 수익이 발생한다.
더군다나 시험 삼아서 별 생각 없이 던져본 글에서 갑자기 30만원자리
수익이 떡 하니 터질 때는 아연실색하기 마련이다.
하루 종일 서서 죽도록 소리 지르고 온갖 진을 다 뺀 후에 받는 5만원과..
한 두 시간 키보드로 하는둥 마는둥 깨작거린 뒤에 받는 5만원..
무슨 차이가 있을까?
돈은 둘째치고, 지극히 소모적이기만 하고 남는 것 별로 없는 5만원과
적어도 글을 쓰기 위해 정보를 뒤적거리기도 하고 짱구를 굴려보기도 하는 5만원..
투자와 사업의 세계로 넘어오면?
사실 아직 이쪽으로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고
투자라고 해서 주식투자를 해온 지는 몇 년 되긴 했어도
큰 돈을 벌어들인 것은 아니기에
언급하기에 시기상조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신세계가 열리고 있다.
주식투자 같은 경우..
될성부른 나무를 잘 찍어서 마우스 클릭 몇 번을 통해 돈을 파묻어두기만 하면..
시간이 지나면 수백만원 정도는 우습게 돈이 벌리곤 한다.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서 돈을 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노력 대비 아웃풋에 있어서는 거의 절대최강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가장 극적인 예로 워렌버핏을 보면..
평생을 책상에 앉아서 자료분석하고 책보고 신문보고
투자하는 행위를 통해서 수십조라는 막대한 부와 함께
세계최고수준의 부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자기가 분석해서 투자한 회사가 십수년간 어마어마한 성장을 통해
수백,수천배의 수익을 안겨준다면?
내가 투자한 천만원이 몇 년 후에 몇억원이 되어서 돌아온다면?
그보다 더 즐겁고 성취감 느껴지는 일이 있을까?
아마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사업 같은 경우..
사무실을 임대하고 직원을 뽑고 조직을 셋팅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그룹웨어를 깔고..
매출을 만들고 순이익을 만들고 재무관리 끝에
법인화시키고 상장시키고
투자를 결정하고
인수합병하고
지주회사체제 만들고..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지금까지 했던 것들과는 또 다른 과정이지만
그 즐거움과 결과치에 있어서는 역시 비교를 거부한다.
종국에 가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수준의 돈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극한의 성취감과 쾌락, 만족감이 엄습해 올 것이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아르바이트나
한계가 너무나도 극명한 직장생활..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는 제휴마케팅..
전부 사업과 투자를 위해 지나오는 과정이겠지만.. 분명히 의미는 있다.
중요한 것은 돈 버는 것이 날이 갈수록 쉽고 재미있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크기와 규모에 있어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 10을 들여서 번 돈을 이제는 0.5를 들여서 벌고 있고
시간이 가면 0.1 0.01 0.001 0.00000001 0.0000000000000001….
최종적으로는 0을 들여서 10을 벌 수가 있게 될 것이다.
그 언제인가 사업과 투자의 초고수 절대지존이 될 때쯤엔
아마도 나에겐 세상 무엇보다 돈 버는 일이 가장 쉽고 호락호락하게 되겠지.
그 때쯤에 가서 자서전을 한 편 쓰게 될 수도 있다.
'돈 버는게 가장 쉬웠어요'
'돈 벌다 날샛어요'
'돈이 너무 많아요'
어쨌든 지금이 그러하다. 돈을 버는 길이 점점 눈에 보이고 있다.
나아가야 할 방향이 머리 속에 선명히 그려진다.